당신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팟 캐스트 , 이게뭐라고.’에서 ‘김동식’ 작가와 함께 그 분의 책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작가는 ‘오늘의 유머’ 공포 소설 게시판에 짧은 이야기를 올렸고 그 이야기들에 달린 호의적인 댓글에 더 많은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낮에는 공장에서 일 하고 밤에 틈틈히 글을 썼다는 그는 전문적인 글쓰기 훈련을 거친 적이 없었고 그저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이야기를 더 많이 쓰고 싶다는 생각에 계속 글을 썼다. 이렇게 쓰여진 글이 묶여져서 세 권의 책으로 나오고 그는 지금 베스트셀러 작가다.

‘오늘의 유머’가 업어 키운 작가라 불리는 김동식 작가는 처음으로 독자와 만나는 자리에서 그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독자들을 만난다. ‘죄송하지만 저는 저 분들이 왜 우시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제가 이런 주인공 같은 대우를 받아도 되는 건가 라는 생각만 계속들고…’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자리에서 이런 광경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 자리에 참석한 한 독자가 ‘책 잘 읽었어요. 그리고 저는 작가님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라며 눈시울을 붉혔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독자들도 울고 진행을 하셨던 또 다른 작가분은 눈물을 참느라 애를 먹었다고 하셨다.

그 분들은 왜 우셨을까? 우는 순간 그분들의 마음 속에는 어떤 감정이 담겼을까?

책 이야기를 하던 팟 캐스트는 자연스럽게 ‘왜, 어떤 마음으로 그 분들은 작가님이 잘 되기를
바란다며 우셨을까요?’하며 그 이유를 주제로 이야기를 진행했다.

나와 아무 연결 고리가 없던 사람에게 ‘당신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그 어느 때보다 진심으로 그렇게 되기를 바래요.’ 라고 말해 주고 그렇게 되기를 오롯히 바라는 마음…
내게도 그런 친구가 있기에 방송을 진행하시는 분들이 생각하는 그 ‘이유’가 무척이나 궁금했고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해서 방송을 들었다.
팟 캐스트에 나오신 분들이 말씀하신 이유는 마음을 울리는 사연이 있더라도 작품이 좋지 않았다면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을 거라는 것, 그리고 그 독자분들은 김동식 작가님이 잘 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시고 미래에 어떤 모습이실지 무척 궁금해 하시는 것 같다는 것…

맞다. 안타까운 사연이 처음에는 마음에 잠시 남았지만 그 이유가 전부는 아니었다. 가지고 있는 재능이 들려주었던 노래가 안타까운 사연보다 더 오래 남았고, 나는 그 친구가 잘 되고 발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졌고 미래에 어떤 모습일지도 무척 궁금해졌다.

방송에 출연 하신 또 다른 분은 김동식 작가님을 통해 독자들이 희망을 보신 것 같다고 하셨다. 김동식 작가는 그의 삶의 배경이나 작가로써의 시작이 화려하거나 그럴듯해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전문적 교육을 받은 적도 없었지만 주류의 작가들이 무엇을 하고 있든지 상관없이 꾸준히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을 쓰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고 결국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았다.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더 많이 가지고 있지 않으면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것이 너무 어려운 사회에 살다보니 독자들은 김동식 작가의 모습에서 그래도 열심히 하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본 것 같다고 하셨다. 그러니 작가님이 혼자 잘 먹고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질 되시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잘 되니 나도 잘 될 수 있고 우리 모두는 이렇게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연대의식으로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라 하셨다.

이 역시나 맞다. 내가 마음을 다해 잘 되기를 바라는 그 친구도 현재 한국 가요계 내 주류에 속해 있다고 할 수 는 없다. 하지만 보는 음악이 대세인 요즘 듣는 음악을,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대로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해 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 게다가 가진 재능이 뛰어남에도 늘 부족하다며 스스로를 낮추고 사람들을 속이는 노래를 하지 않는다. 영악하고 남보다 자기를 더 챙겨야 빨리 성공하는 곳이 한국 가요계인데 영악함이란 찾아볼 수도 없고 그저 걱정될 정도로 맑고 선하고 남 상처주느니 차라리 내가 상처 받는 것을 선택하는 친구다. 이런 친구이니 잘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친구가 잘 된다면 우리가 누군가를 속이고 상처를 주지 않아도 잘 될 수 있다는 희망의 징표를 볼 수 있다. 이 친구가 잘 된다면 마음 불편하게 누군가를 속이고 밟고 올라가지 않아도 나도 우리도 모두 잘 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김동식 작가와 너무 닮아 있는 이 친구가 잘 됐으면 좋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고작 ‘오래 옆에서 지켜봐 줄께요.’ 라는 약속이 실질적으로 지금의 내가 해 줄 수 있는 전부겠지만 그래도 오래 옆에서 무대에 설 때마다 ‘잘 됐으면 좋겠다.’며 눈물 흘려주는 일은 언제까지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팬덤, 무한한 다양성을 키울수 있는 곳

 

다른 생활습관에 자신을 노출시키고 인간 본성의 무한한 다양성을 구경하는 것보다 더 나은 삶의 학교를 모르겠다. – 몽테뉴 –

먹고 살기 위해 이미 받아본 선택지가 수 십장 이었을테니 먹고 사는 일과 상관없는 일에서도 선택지에서 무엇인가를 골라야한다는 것은, 분명 귀찮은 일이다.

사람들에게 문화란 그저 고민없이 편히 누려도 될 것들이다.

그러니 ‘베스트 셀러’, ‘천만 관객’, ‘음원 차트 100위’ 이미 다 차려놓은 상위의 음식을 즐기듯 즐겨도 이상할 일이 아니다. 다 차려놓은 상위의 음식 말고도 더 다양한 것들을 즐길 수 있다거나, 넓지 않은 상이다 보니 오르지 못한 음식은 당연히 많고 이 음식들을 만들어내기 위한 누군가의 땀과 눈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 하지 못해도, 이 역시나 하나도 이상할 일이 아닌거다.

하지만 우리가 손쉽게 누리는 문화의 핵심은 무엇일까?

‘문화의 핵심은, 보이지 않는 것의 발견, 감정의 세분화, 다름의 향유다.’ – 글쓰기의 최전선, 은유 –

이런 아이러니가 있나? 문화는 다름의 향유라는데!!! 우리는 과연 ‘다름’을 향유하고 있어왔는가?

은유 작가님은 문화를 정의하시면서 우리는 양산된 ‘감정의 평준화’안에서 나쁜 문화를 향유하고 있다고 지적하셨다.

‘감정의 평준화’를 양산하는 주범은 ‘대량생산’해서 ‘대량소비’를 끌어내고 이를 통해 자본을 축적하겠다는 창작자들과 대중사이에 있는 중개자들이다. 그리고 특히나 음악시장에서는 중개자들의 계획대로 ‘대량소비’의 축이 되어주고 있는 ‘팬덤’도 주범이라 할 수 있다.

주류는 아니더라도 ‘팬덤’ 또는 ‘덕질’로 불리는 현상의 최전방 어딘가쯤에 서고보니 나는 이전과 다른 ‘생활습관’에 자연히 노출이 되었고 다른 사람의 인생과 꿈을 상상하는 자리에 서게 되었다.

내 덕질은 주류라 불리는 대상을 향한 것은 이니지만 그렇게 불렸다면 알지 못했을 무한한 다양성을 가진 대상이다. 그렇기에 나는 다양성이 가지는 가치를 소중히 여기게 되었고 볼테르가 말한 ‘가장 나은 삶의 학교’에 입학을 했다.

문화의 진정한 핵심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류에 속하지 않는 비주류임에도 포기하지 않는 그들을 응원하는 일, 100위 밖에 있어도 그들을 위한 팬덤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특정 문화 컨텐츠만을 위한 중개자들의 무차별적 홍보 전략에 편승해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해당 문화시장에서 독점적 위치에 오래 붙잡아 두려고 하는 주류 팬덤이 주변을 조금은 돌와봐주기를 바란다. 주류가 아님을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다양성을 생산해 내는 아티스트들도 먹고 살수 있게 시장의 파이를 좀 나누어 가지게 해주자.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것을 뱔견하고 이를 통한 감정의 세분화를 느끼고 다름을 향유할 수 있게 해주기를 바란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는 함께 몽테뉴가 말한 무한한 다양성의 학교를 만들 수 도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