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쩌지 못 하는

우리가 어쩌지 못 하는 흘러가는 것들에 대해
뒤돌아보고 싶고 되돌리고 싶은 것들에 대해

꽃은 시간이 흘러야 만개할테고
초는 심지가 타들어가야 반짝일테니

지난 것에 마음을 묶어두고
흘러가는 것과 함께 흘러가지 않는다면

우리의 아직 오지 않은 가장 빛나는 순간은 영영 아직일테니
시린 냇물처럼 흘러가는 시간에 우리 마음이 시릴지라도

마음의 거리 가까운 그곳에서
서로의 시린 마음을 녹여줄 온기가 되어줄테니

흘러가는 시간
함께 그처럼 흘러
우리의 가장 빛나는 순간에 함께 닿아있기를

Dead Pan

지나간 시간보다

남겨진 시간이 적어지고

나를 속히 지나가버려라 바랬던 시간이

내게 더 머물러 달라 애원하는 시간으로 바뀌고

시간은 내가 바라던 애원하던

늘 무표정으로 타고난 대로 흘러가는 데

무표정한 시간을 보며 같은 표정을 지으려

눈을 질끈 감고 아랫입술을 깨물어도

그 목소리 한 소절에 그 글귀 하나에

무표정해지려 했던 내 모든 안간힘은

힘없이 흩어지고

시간의 그 무표정함이 내게도 머무를수 있기를

Here I am…

누군가의 마음이 무너져 내릴 때
내 마음의 발은 동동거리고
누군가의 마음이 지옥을 경험할 때
내 마음은 가시밭길 한 가운데를 걷고

누군가의 마음이 누군가의 그 모든 마음이
내 눈 앞을 흐리게 하고
내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데

누군가의 마음이 누군가의 그 모든 마음에
흐려진 눈 앞을 훔쳐내고
먹먹해진 가슴에 큰 숨을 불어넣어도
나는 하나도 나아지지 않고

내 발은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고
내 손은 한 뼘도 뻗을 수 없어서
나는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다

한 걸음에 달려가
내 두 손으로 등을 한껏 앉아주고 싶은데
나는 달려갈 수도 없고 닿을 수도 없고
고작 침대에 누어 밤새 눈 앞을 훔쳐내고
가슴에 큰 숨만 불어넣는다.

나는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으나
아무렇지 않을 수는 없기에
바라지 않는 모습일텐데
나는 이곳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